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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플래시 메모리 지고 P·M·R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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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진현수 등록일 13-05-06 10:34
조회 1,108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중대한 전환 국면을 맞았다. 지난 수십 년간 메모리 반도체라면 사람들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를 떠올렸다. 그러나 향후 몇 년 안에 D램과 플래시 메모리의 시대가 가고 전혀 새로운 반도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물밑에서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P램.
    삼성전자 P램.
    기존 반도체 기술 물리적 한계

    지금까지 반도체 기술 경쟁은 '누가 더 미세하게 회로를 만들 수 있는가'를 겨루는 것이었다. 이른바 선폭(線幅) 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기술 경쟁이다. 반도체 내부 전류가 흐르는 회로의 두께가 줄면 반도체 크기가 줄어 같은 재료를 가지고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선폭이 10나노 줄어들면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반도체 숫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선폭이 좁으면 반도체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으면 전력 소비도 줄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은 나노 미세 공정 기술이 세계 최고란 의미다.

    문제는 나노 공정 기술이 이제 거의 한계까지 발전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인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10나노 이하 반도체는 물리적으로 만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선폭이 10나노 이하로 줄어들면 회로를 통해 지나는 전자들이 서로 충돌하는 간섭현상이 나타난다. 10나노 이하로 회로를 만들 기술은 있지만 실제로 선폭을 10나노 이하로 줄이면 반도체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의 결과 2000년대 후반까지 반도체 선폭은 해마다 10나노씩 줄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선폭이 줄어드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2011년 20나노 기술을 개발해 D램 양산 설비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지금도 D램을 만들 때 20나노 기술을 사용한다. 해마다 10나노씩 줄던 선폭이 2년간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과거와 같이 선폭을 줄였다고 발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3~4년이 지나면 기존 반도체와 전혀 다른 신개념 반도체가 등장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D램과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신개념 반도체의 이름은 P램(위상변화메모리)·M램(자기저항메모리)·R램(비휘발성메모리)이다. 기존 메모리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P램이다. 물질에 전류를 가하면 내부 구조가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반도체다. 전원을 끊어도 데이터가 그대로 보존되는 플래시메모리와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또 플래시메모리보다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수명은 1000배 길고, 전력은 훨씬 덜 먹는다. 2010년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가 휴대전화용 P램 개발에 성공했다.

    주요 업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액과 점유율
    치열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 진행 중

    삼성전자는 2011년 미국의 그랜디스(Grandis)란 회사를 인수했다. 그랜디스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의 장점을 겸비한 차세대 반도체 'M램'의 원천 특허를 보유한 업체였다. M램은 소재가 지닌 자기적 성질인 자성(磁性)을 이용한다. 대체로 모든 물체 내부에는 미세한 자석이 있어 모든 물체가 자성을 가지고 있다. M램은 이런 자성의 정도를 적절히 바꾸는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한다.

    원래 그랜디스는 D램 시장에서 한국에 밀린 미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집고자 '히든카드'로 준비한 기술 개발 업체다. 2002년 미 국방부 산하 방위산업기술청(DARPA)과 현지 벤처캐피털들이 각각 1500만달러를 투자해 그랜디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랜디스는 M램을 상용화할 자금이 부족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그랜디스를 인수해 자사의 M램 연구 기지로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7월에는 기존 메모리보다 내구성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인 차세대 반도체 R램을 공개했다. R램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 전압을 가하면 미세한 전기가 흐르는 것을 이용한 반도체다. 데이터 읽고 쓰기를 1조번 반복할 수 있고 전력 소모도 기존 반도체보다 적다. R램은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M·P·R램 기술을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유일한 업체다.

    삼성전자의 경쟁 업체들은 제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2위의 메모리 업체인 SK하이닉스는 2006년부터 2011년 삼성전자가 그랜디스를 합병하기 전까지 그랜디스와 M램 기술을 공동 연구했다. SK하이닉스는 "양측이 함께 개발한 기술을 향후에 공동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랜디스를 삼성전자에 빼앗긴 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와 M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15년 M램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시바도 M램 원천 기술이 많은 업체 가운데 하나다. 또 하이닉스는 2010년부터 HP와 손잡고 R램을 개발하고 있다.

    "투자할 여력 찾아가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상용화의 관건은 제조 단가다. 이미 실험실에선 제품을 만들어 놓은 상태지만 낮은 가격에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갖춰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양산을 위해서는 조 단위 돈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지난 몇년간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불황을 겪었다. 대규모 투자를 할 돈이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반도체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SK하이닉스도 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이기 때문에 2분기엔 영업이익이 더 불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대규모 투자를 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반도체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가 일어난다면 기존 D램이나 플래시메모리보다는 차세대 메모리 생산 설비 쪽일 가능성이 크다.
     
    원문출처 : Chosun biz / 백강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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